3월 312015
 

제가 블로그라는 것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자작을 취미로 시작한 것이 2004년이니, 만 11년 정도 자작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자작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거의 필수로 도면을 그려야 할 일이 생깁니다. 실제 그 도면을 이용해서 CNC나 3D 프린터에 걸어서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자작을 하려면, 아무래도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종이에 손으로 쓱쓱 그리던, CAD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모델링과 렌더링을 하던 어쨌든 도면 작업이 필요합니다.

근래에 들어 제가 하는 것처럼 카메라 쪽에 관심이 있어서, 도면을 그리려면 역시 손으로 그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컴퓨터를 이용해 도면을 그리는 CAD 시스템을 이용하게 됩니다.

CAD….. 딱, 떠올리면, 뭔가 무지하게 복잡하고, 상당히 고가의 소프트웨어인 듯한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실제 기업용으로 사용하는 CAD 시스템은 가격도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프로그램이 많으니, 저같이 주머니 사정이 얕은 자작가들의 입장에선 그런 것이야 그림의 떡입니다.

CAD를 필요로 하는 자작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CAD 시스템은 과연 무엇일까…
저도 11년 동안 자작을 하면서, 자작가의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몇가지 CAD 시스템을 사용해 온 것을 바탕으로 정보가 될 만한 정리 자료를 한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예전엔 무료 CAD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별로 아니라서, 쓸만한 것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최근엔 몇몇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무료 CAD 소프트웨어들 있습니다.

1. 구글 SketchUp

무료 CAD 시스템으로는 아주 유명합니다. 물론 유료 버젼이 있기는 합니다만, 무료 버젼으로도 간단한 CAD 작업 및 3D 모델링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발군인 영역은 인테리어 디자인, 건축 디자인 같은 곳에서 아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으로 되어 있어,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SketchUp은 벌써 3-4년 전으로, 아마 접사튜브 자작 초기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단점은 (지금도 그러는 지는 사용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바뀌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밀 기계 부품 디자인에 필요한 기능이 꽤 부족합니다. 그리고, 1mm 이하 급으로 내려가서 작업을 하다 보면, 자주 지 맘대로 치수가 변경되기도 하고, 모델링이 아예 깨져버리는 현상도 자주 발생해서, 결국은 이 프로그램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가구 정도 쯤 되는 제법 치수단위가 큰 제품이나 심플한 디자인의 CAD 작업은 이 것으로도 차고 넘칠 정도로 좋은 기능을 가지고있고, 사용이 쉬워서 처음 자작에 도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2. Autodesk 123D Design

그 유명한 AutoCad의 제작사인 오토데스크에서 내놓은 CAD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최근 몇년간 오토데스크는 3D 프린팅 시대를 맞아 공격적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적극적인 인수 합병으로 제품군을 키워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이 123D 시리즈 소프트웨어 입니다.

그중에 3D 모델링기능에 특화된 123D Design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자작가들이 CAD나 3D모델링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되겠습니다.

저는 123D Design이 공식 출시 되기 이전의 베타 버젼을 사용했었는데, 사용 방법은 2D 스케치를 바탕으로 3D를 쌓아올리는 방식을 취하여, 사용하기가 쉽고, 기능도 상당히 빵빵하게 갖춰서… 이전에 사용했던 구글 SketchUp에 비해 훨씬 정밀하고, 강력한 디자인에 이용하였습니다. 치수를 직접 기입하는 방식을 채택해 정밀 디자인에 아주 좋았습니다.

한동안 잘 사용했는데, 이게 베타기간이 끝나고, 정식 123D Design으로 나오면서, 상당 고급 기능들이 삭제되었습니다. 주로 초심 CAD, 3D Modeling 사용자들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로 개편되면서, 저는 이 소프트웨어를 떠나게 됩니다.

그 후, 역시 AutoDesk Inverter Fusion 2013이라는 베타 소프트웨어(무료)를 사용했는데, 작년 말 경에 이 소프트웨어가 삭제되고, 지금은 AutoDesk Fusion 360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를 하게됩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아래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직접 치수를 기입하는 등 구글 SketchUp보다 좀더 세밀한 도안을 하고, 너무 CAD의 고급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수준에서, 3D 프린팅에 필요한 디자인을 하는 정도의 수준의 목적이라면, 이 소프트웨어도 상당히 좋은 대안입니다. SketchUp 만큼의 직관적이진 않지만, 여전히 배우기 쉽습니다.

3. DassaultSystems DraftSight

카티아, 솔리드 웍스로 유명한 DassaultSystems에서 만든 DraftSight 무료 버젼이 있습니다. 앞의 두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이 소프트웨어는 2D 디자인만을 지원합니다. 특이한 것은 AutoCad의 DWG 파일과 호환된다는 것입니다.

3D 모델링이 필요없고, 기존에 DWG파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이를 이용하기를 원하는 디자인을 하실 분들에겐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해 본적이 없어서, 패스…

4. 오픈소스 OpenSCAD

이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특이한 CAD 시스템입니다. 왜냐하면, 디자인 방식이 마우스를 이용해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프로그램을 짜듯 디자인을 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비쥬얼 베이직 등, 소프트웨어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주 쉽게 원하는 디자인을 정밀하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CAD 시스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비추입니다.

5. 오픈소스 FreeCAD

무료입니다. 소위 Parametric 방식을 지원하는 강력한 CAD 시스템입니다. ㄷㄷㄷㄷ
거의 표준 CAD 파일 형식들을 지원합니다. (IGES, STEP, STL, OBJ 등등등…) 그리고, 거의 모든 플랫폼 (윈도우즈, 리눅스, MacOS X 모두 지원합니다.

Parametric 방식의 CAD는 모든 디자인을 수치로 조절할 수 있고, 한번 만들어진 디자인을 언제고 뒤로 돌아가 수정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1, 2, 3에서 언급했던 소프트웨어들도 디자인이 잘못되었을 때, 어느정도 수준에서 수정이 가능하기는 한데, 이 파라메트릭 방식과는 비교불가 수준입니다. 때에 따라선 앞에 언급된 CAD는 디자인을 수정할 때, 아예 다시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생깁니다.

그러나, 이 파라매트릭 방식은 언제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여러개의 부품을 만들어, 나중에 조립해보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아주 최근까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었는데, 이 소프트웨어를 떠나게 된 것은, 기존 디자인해놨던 파일을 불러들였을 경우, 그 파일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거나, 수정을 하게 될경우,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아무래도 오픈소스로 진행되는 소프트웨어다 보니, 유저 인터페이스의 일관성도 약간 부족하고, 또 그러다 보니, 처음 배울 때, 시간이 약간 더 걸립니다. 유튜브 같은데도 좋은 강좌가 꽤 있어서, 배우는 데는 크게 애로가 꽃피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앞에서 언급한 소프트웨어보다는 좀 더 시간을 요합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파일이 없고, 새로 시작하거나, 라이센스 등의 부담없이 강력한 디자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솔루션입니다.

6. AutoDesk Fusion 360 (유료)

특이하게 이번엔 유료 버젼을 말씀드리게 되었는데…. 나름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에서 살짝 언급 드렸듯이, 이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으로 AutoDesk의 Inventor 라는 소프트웨어에 기반합니다. 베타 버젼으로 몇년간 Inventor Fusion이라는 이름으로 테스트가 진행이 되었고, 이 것이 폐쇄되면서, Fusion 360으로 정식 공개가 되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클라우스 기반의 SW 입니다. 실제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하기는 하는데, 불러오는 데이터는 PC에서 직접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내의 데이터를 불러와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에 여러명이 한 데이터를 대상으로 작업할 수도 있는 잇점이 있습니다.

기능은 아주 강력합니다. 잠깐 사용했지만, 클라우드판 솔리드웍스라고 보면 될 정도의 기능이고, parametric 을 지원하는 3D 모델링을 지원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5D CAM 기능을 지원해서, 만약에, 자작가가 자신의 CNC를 가지고 있다면, 이 CAM기능으로 G-code를 생성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절대 싸구려 CAM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HSMWorks에서 제공하는 기능인데, 이 것만으로도 라이센스가 천만원을 왔다갔다하는 수준의 소프트웨어인데, 이게 내장되어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SW라이센스 정책은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는 형태인데, 한달 $40, 또는 1년 $300 (월 25달러)를 지불하여 사용합니다. SW 업데이트 걱정할 필요없이 솔리드웍스 같은 수준에 천만원가까이 하는 CAM 소프트웨어를 월 25달러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입니다.

CAD 프로그램을 자주사용하고, 제품에 이용하는 헤비 자작가 또는 소규모 자영업(?) 자들이라면 이 솔루션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거의 결제까지 갔던 CAD 시스템이었습니다.

8. www.onshape.com (무료/유료)

제가 가장 최근에 정착한 CAD 시스템으로, CAD/3D 모델링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새로운 제품입니다.

최근 6백40만달러 (약 65억원)의 펀드를 유치하여 영업을 시작한 완전 클라우드 기반의 CAD / 3D Modeling 시스템입니다.

무료버젼과 유료버전이 있습니다. 유/무료 버젼 사이의 기능엔 차이가 없고, 오로지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크기의 차이와 동시편집 가능한 파일 수의 제한만 있습니다.

기능? 강력합니다. Full Parametric 디자인 지원합니다. 무한 Undo 에 강력한 온라인 파일 버젼 관리 시스템에, 한 모델에 동시 협업이 가능한 아주 새로운 CAD 시스템입니다.

일단 완전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라, PC에 아무런 SW도 설치하지 않습니다. @_@
그냥 브라우져로 자기 계정에 들어가서, 브라우져 상에서 CAD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인터넷이 되는 브라우저가 깔린 컴퓨터 어디에서든 자신의 모델을 엑세스 할 수 있고, 심지어는 테블릿, 스맛폰에 조차 CAD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거기다, 브라우저 기반이라, SW의 업그레이드가 필요없습니다. 항상 최신 버젼인 셈입니다.

학생의 경우 학교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자 할 경우에도, 기존 CAD시스템 처럼 고가의 소프트웨어의 설치 없이 그냥 인터넷 브라우져만 있으면 바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무료버젼의 경우 클라우드 용량이 5GB로 제한되어 있고, 한번에 활성화 시켜 사용할 수 있는 모델 (파일)의 갯수가 5개로 제한되어 있지만, 사실 자작가 정도 수준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개 파일 내에 무제한의 부품 디자인을 이용할 수 있고, 한 모델의 크기라고 해봐야 MB 단위라, 5GB라는 용량은 정말 차고도 넘치는 용량이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기존의 거의 대부분 CAD 파일 시스템을 불러 쓸 수 있는 호환성을 가지고 있고, 작업한 결과를 STEP, IGES, CATIA, SOLID WORKS 파일 등 포맷으로 PC로 다운 받아낼 수도 있습니다.

부품의 조립과 시뮬레이션도 돌려 볼 수있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갈무리

개인적으로 자작가 수준에서, cm 정도 수준의 정밀도에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을 하실 요량이라면, 사용하기 쉬운 SketchUp 또는 123D Design 정도면 적당합니다.

그러나, 다자인이 복잡해지고, 좀더 많은 부품이 들어가는데, 정밀도가 1mm 훨씬 이하로 들어가고, 상황에 따라 많은 수정을 요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OnShape를 추천합니다.

만약, 따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가난한 자작가이고, 따로 기존에 만들어둔 CAD파일을 이용할 상황이 아니라면 FreeCAD를 추천하구요.

소규모 자영업… 또는 거의 매일 CAD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헤비한 자작가이고, CNC Milling / Lathe를 사용하는 CAD/CAM 이용자라면 AutoDesk Fusion 360이 적당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One Response to “자작가를 위한 CAD 시스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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